델코리아가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1위 한국HP를 바짝 추격하면서 판도를 뒤바꿀 기세다. 서버 시장에서 가장 각광 받는 x86을 놓고 HP와 델의 진검 승부가 시작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델코리아는 지난 1분기 x86 서버 90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 늘어난 물량이다. 지난 4분기에 비해서도 약 25%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결과다. 업계 수위 업체인 한국HP와 한국IBM은 올 1분기 각각 1만여대, 7000여대를 판매해 작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델코리아의 약진이 관심을 끄는 건 이 분야 선두 한국HP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HP는 국내 x86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해왔다. 매분기 1만여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점유율이 40%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한국HP가 사실상 국내 x86 서버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그런데 이 판세를 델코리아가 흔들고 있다. 델코리아는 지난 4분기부터 반등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HP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업계 따르면 1분기 한국HP와 델코리아의 점유율은 각각 35%, 29%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HP 36%, 델 22%)는 물론이고 4분기(HP 42%, 델 25%)와 비교시 큰 변화다.
델코리아가 조직을 새롭게 정비한 것이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델코리아는 지난해 처음 총판 체제를 도입했다.
직접 판매로 유명한 델이지만 지방·공공분야 등 취약했던 부분들을 보강하기 위해 대원CTS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여기에 12월 국내 마케팅 총괄을 신규 선임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국내 법인을 외국인 대표 체제에서 영업을 총괄해온 김경덕 사장에게 맡긴 점도 가시적 성과의 배경이라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망을 확충하는 공격적인 활동들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x86 서버는 국내 서버 업체들의 핵심 사업이다. IT투자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메인프레임·유닉스 등과 달리 x86 서버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 업체인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반면에 x86 서버는 전년 대비 15.2%가 증가했다.
금액에서는 5000억원을 돌파, 전체 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김용현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x86 서버 시장 증가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HP와 델코리아의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성장하는 시장을 놓고 양대 기업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전망된다.
한국HP와 델코리아의 x86 서버 판매 추이(단위: 대)
(자료:IDC·업계)